살다보니 어느 한때는
도우미가 청소빨래반찬까지 해주는
호사를 누렸다
그러다 어느 한 때는
하루 세끼 밥을 지어야 했다
울가족 5식구 뿐만아니라
교회식구, 그룹홈 아이들과
공부방 아이들까지 때때로
십수명의 밥을 지어대는
밥순이 솥뚜껑 운전 주방장으로 살았다
즐겁기도 했고
불평이 올라오기도 했다
어느 한때는 집에서 밥을 지을 수가 없었다
주방이 없는 고시원, 빌라 원룸
탕비실 정도 있는 복층 원룸
잠만 자는게 가능한 집
식재료 구입도 어려운 재정으로
몇년을 버텨야 했다
3룸에 주방있는 빌라로 이사하고
밥을 지을 만한 재정이 허락되고
식탁교제에 감사함으로 지내다
몇 달만에 시험에 든다
밥은 왜 나만 해야 해!!
주방을 떠나 일터를 찾았더니
온 몸이 병들어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된다
다들 알아서 식사를 해결하고 다니니
밥 지을 필요가 없어진 어느 날
말끔한 주방, 휑한 식탁을 보며 쓸쓸했다
대충 뚝딱 차려낸 식탁에 둘러앉아
하하호호 맛있게 먹어주던
아이들이 감사한 존재였음을
떠나버리고 난 뒤에 깨달았다
가지고 있을 땐 깨닫지 못한 소중함
함께 함이 기쁨인 것을
함께 자고
함께 먹고
함께 부비대고
함께 함만으로도 기쁨인 것을
뭘 그리 바라고 기대하고 주장이 많았던지ㅠ
존재만으로 함께 있어주는 것이
삶의 힘이 되고 기쁨이다
어느새 저녁마다 주방이 북적댄다
함께 모여 먹는 행복
먹일 수 있다는건 은혜다 ♡
교회에도 주방이 생겼다
주방없는 세련된 교회였다
분주한 식사준비 없이
주문한 김밥으로 간단히 나누다
코로나를 지나며 그마저 사라졌다
교회건물이 생기고 통합이전 하면서
1층 한 켠에 널직한 주방이 생겼다
밥을 짓고 옹기종기 모여 김밥을 말고
식탁교제를 나눈다
따뜻하고 행복한 풍경이다
당연한 게 아니었다
은혜로 주어진 감사한 공간과 시간
그리고 함께하는 예쁘니들
맘껏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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